공시가격 신고 전후 더 비싼 거래 확인되면 수정 신고·납부해야

국세청이 2일 주택 증여 세무검증 대상으로 발표한 탈루 혐의자 1천822명 가운데 531명은 신고를 아예 안 했거나 신고한 증여재산가액이 시가보다 낮은 경우다.

    증여세 신고 기준은 '시가'이고, 시가를 알 수 없을 때 '기준시가'(공시가격)를 대신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시가는 유사한 주택의 매매가격, 즉 '유사매매가액'을 이용하거나 따로 감정을 받아 평가하면 된다. 유사매매가액이 없고 감정도 받지 않았다면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된다.

    유사매매가액으로 인정되는 거래는 같은 단지 안에 있으면서 면적 차이와 공시가격 차이가 모두 5% 이내인 주택 거래다. 유사매매가격을 보는 기간은 증여일 전 6개월과 이후 3개월이다.

    납세자(수증인)가 공시가격으로 증여세를 신고했으나 증여 전 6개월과 증여 후 신고 전까지 기간에 더 높은 유사매매가액이 과세당국에 확인되면 수정 신고를 하고 덜 낸 증여세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공시가격 신고 후 '저가 신고'로 세무검증에 선정된 사례
   [국세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이번 세무검증 대상으로 선정된 A는 어머니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증여받고 나서 증여재산가액을 공시가격으로 신고하고 증여세를 납부했다. 그러나 증여일 2개월 전 같은 단지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가 공시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매매된 사례가 있었다. 국세청은 이 유사매매가격을 적용해 재산가액을 재평가, A가 증여세를 덜 납부했다고 판단해 검증 대상에 포함했다.

증여세가 시가 기준으로 부과되므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신(新)고가가 속출하는 시기에는 의도치 않게 저가 신고로 증여세를 추가로 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저가 신고에 대해서는 '덜 낸' 증여세를 수정 신고·납부하면 된다. '과소 신고'에 대한 가산세는 없지만, 수정 신고·납부 시점이 증여세 납부기간(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을 넘겼다면 수정 신고·납부분에 대한 납부지연 가산세는 내야 한다. 납부지연 가산세 세율은 1일당 0.025%, 1년에 9.125%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증여재산가액을 증여세 부과 기준 미만으로 잘못 판단해 증여세 신고를 아예 안 했다면 무신고 가산세까지 내야 한다.

공시가격 6억원인 집을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배우자 공제 범위(6억원) 내에 든다고 생각해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으나 증여일 3개월 이내에 더 높은 유사매매가격 거래가 나온다면 무신고에 해당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증여 시점이 부동산 가격 급등기이고 주택의 시가(유사매매가액)나 공시가격이 배우자 공제액 기준에 가까운 경우, 증여 직후 과세표준(증여세)을 '0원'으로 해 신고를 조기에 마치면 이후 무신고 가산세 부과 우려를 차단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