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은행권(지폐) 환수율이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게 떨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는 100% 안팎을 유지했는데,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환수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권종의 환수율은 40.0%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환수율은 특정 기간의 발행액 대비 한은으로 돌아온 환수액의 비율이다.

이전 위기와 비교했을 때 작년의 환수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외환위기 때는 100.7%, 금융위기 때는 95.4%로 100% 가까이 환수율이 유지됐으나 작년에는 유독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5만원권 등 고액권을 위주로 현금 수요가 많았다"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저금리 환경이 펼쳐짐에 따라 화폐를 그냥 보유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화폐가 환수되는 주요 경로가 자영업 기반의 대면 서비스업인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접촉이 확 줄면서 다른 위기 때보다 환수율이 낮아졌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5만원권의 환수율은 24.2%로, 처음 발행된 2009년(7.3%) 이후 가장 낮았다.

5만원권 다음으로 액수가 큰 1만원권도 덩달아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환수율(74.4%)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스름돈으로 쓰임이 많은 5천원권(100.9%)과 1천원권(95.7%)은 지난해 환수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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