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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패닉에 빠진 부재지주들…'경자유전' 확립될까"사지도 팔지도 못한다"…토지거래 급속 냉각 전망

 3·29 투기 근절대책으로 지가 상승을 노려 도시 근교나 시골에 땅을 사두었던 부재지주들이 양도세 중과의 날벼락을 맞았다.

농지나 임야 등을 목적 외의 비사업용으로 가진 땅 주인들은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내년 1월 1일 이전 토지를 팔아야 할지 버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직접 농사를 짓거나 나무를 가꿀 의도가 아니라면 아예 땅을 보유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 양도세 날벼락 맞은 부재지주
정부는 공직자이건 일반인이건 토지 투기 차단을 위해 전방위 입체 대책을 총동원했다.

우선 개인이나 법인의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고 세금이 낮은 사업용 토지의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 땐 기본세율(6∼45%)에 붙는 중과세율을 기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대폭 올리고 최대 30%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주말용 농지도 사업용 토지에서 제외해 면적이 넓을 경우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사업용 토지는 땅 소유주가 현지에 살지 않으면서 직접 농업이나 임업, 축산업을 하지 않는 농지·임야, 나대지나 잡종지 등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부재지주가 보유한 땅으로 대부분 지가 상승을 겨냥한 투자라고 봐야 한다.

2년 미만의 단기보유 토지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기존의 40∼50%에서 60∼70%로 대폭 높여 기대 수익을 확 떨어트렸다. 예컨대 1억에 사들인 토지를 1년 갖고 있다 2억원에 팔아 1억원의 차익을 낼 경우 별도 세액 공제가 없다면 7천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땅 소유자가 현지에 거주하지 않는 부재지주 보유 토지는 농지만 해도 전국에 걸쳐 약 26만7천ha(178만 필지)에 달한다.

부재지주는 현지 지인이나 영농법인에 땅을 대리 경작토록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어려워졌다. 지방자치단체의 감시가 강화되고 특별사법경찰관이 수시로 직접 경작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인정 사유(현재 16개)를 엄격히 제한해 농업진흥지역의 경우 주말농장을 위한 토지 취득도 어려워졌다.

일정 규모(1천㎡ 또는 5억원) 이상 토지 취득 때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내야 하며, 거래 내용을 부동산거래분석원에 통보해야 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주택 구입 때 이렇게 하고 있다.

토지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주택처럼 모든 금융권의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신설한다. 토지의 매입, 보유, 양도 전 과정에서 겹겹의 규제를 둘러친 것이다. 땅을 팔기도 사기도 어렵게 했다. 한마디로 외지인의 땅 투기를 차단해 현지에서 농사를 지을 사람만 농지를 소유토록 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확실히 세우겠다는 뜻이다.'

◇ "사지도 팔지도 못한다"…토지거래 급랭 전망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농지든 임야든 본래의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것은 개발 이익이나 지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노리는 일종의 투기 행위로 봐야 한다"면서 ㅣ75"여기에 양도세를 많이 매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책은 토지를 부당하고, 탐욕스럽고, 비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면서 "공직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제는 땅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너무 획일적이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시골에 사는 농민들은 노후 생활 등을 위해 농지를 쉽게 팔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면서 "대도시나 수도권 주변의 농지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겠지만 시골 읍면동 지역의 농지는 세금 중과의 예외를 두는 방식 등으로 거래를 터주는 투트랙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불만이 컸다. 경기도 여주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100% 그대로 시행되면 토지 거래시장이 다 죽는다는 비명이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 발표대로라면 양도세가 너무 과중해 직접 농사나 임업을 하지 않는 경우 땅을 보유하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충북 진천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사장도 "이대로라면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은 늘지만, 원매자는 찾기 어려워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토지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내년 1월 1일 이전에 절세를 위한 부재지주의 농지나 임야 매물이 쏟아져나올 가능성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연말 이전에 팔려는 매물은 많이 늘 수 있지만 강력한 규제로 인해 수요가 가라앉을 수 있다"고 했다.

토지 거래가 얼어붙을 경우 시중 자금이 도심의 주택 쪽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시골 읍면동 지역의 토지부터 거래가 위축될 수 있어 토지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도시 주변 농지나 임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자금이 도심 아파트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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