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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현 감사 기고]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세무사법개정안이 위헌인지 합헌인지 물어보는 것은 스스로 국회의 입법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남창현 세무사(한국세무사회 감사)

1.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3월 16일 조세소위원회를 개최하여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세무사자격을 자동 부여 받은 변호사에게 기장업무(성실신고확인)를 허용하지 않는 세무사법개정안이 합헌인지 아니면 위헌인지에 대하여 4명의 헌법전문가로부터 의견진술을 들었다. 

그런데 이날 조세소위원회에서는 헌법전문가 4인 중 2명은 세무사법개정안에 대하여 “위헌성이 있다”는 의견을 진술하였다. 반면에 2명은 “위헌의 소지가 없다” 라고 의견을 진술했다.

이에 따라 조세소위원회는 국민의힘 조해진 조세소위 위원이 헌법재판소에 세무사법개정안에 의한 위헌성 여부 질의를 통하여 회신을 받아서 4월에 조세소위를 개최하여 처리하자는 의견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세무사법개정안이 위헌인지 합헌인지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서 4월 15일까지 헌법재판소의 회신 의견을 받아서 4월 임시국회에서 세무사법을 처리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헌법에 의하여 입법권을 가진 국회(기획재정위원회)가 헌법재판소에 세무사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 질의하고 그 답변에 따라 법률안의 의결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은 아래와 같이 국회의 고유 권한인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이다. 

2.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조세소위) 스스로 입법권을 포기하는 것을 멈추고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국가권력을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의 3권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헌법 제40조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하여 국회에 독립적으로 입법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독립적인 입법권 행사를 위해 법률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 심의할 수 있는 국회입법조사처와 전문위원제도를 두고 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법률개정안에 대해 체계자구심사를 통해 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회는 법률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경우 내부적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여 위헌 여부에 대해 조사·연구한 후 자체적으로 판단함으로써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다수결의 횡포를 막고 소수자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과반수 찬성 의결을 하지 않고 조정과 타협을 통한 만장일치 의결의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만장일치의 관행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변호사 출신 국민의 힘 박형수 의원이 조세소위의 만장일치 의결 관행을 이용하여 입법을 방해하고 있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국회법 원칙에 입각하여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의결이라는 국회법 원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국회법 제54조에서 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개정안의 위헌 소지로 일부 위원의 반대의견이 있어도 국회법 원칙에 따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의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지난 3월 16일 과반수 찬성의결이라는 국회법 원칙은 무시하고 만장일치 의결 관행을 고수하기 위해 법적 근거도 없이 헌법재판소에 대해 위헌 여부를 질의하여 그 답변에 따라 의결하겠다고 결정하였는데 이는 국회 스스로 입법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듣도 보도 못한 나쁜 선례를 남겨 앞으로 법률개정안의 위헌 여부가 문제될 때마다 국회에 있는 입법조사처, 전문위원, 법제사법위원회를 다 제쳐두고 헌법재판소에 법률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 질의하여 해결할 것인가! 국회 조세소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회의 미래가 상당히 우려스럽다.

국회 조세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국회법 원칙에 따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의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3.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세무사법개정안에 대한 위헌 여부 질의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3월 16일 국회 조세소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도 입법권 포기로 비춰질 수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헌법재판소에 대한 질의는 헌법재판소에 의존하려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를 좀 더 명확히 해석해달라는 요청에 불과하다고 헌법재판소에 대해 질의하는 명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구체적 사건에 대한 위헌여부만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법안 심사가 진행 중인 개정안에 대해 위헌여부를 대한 의견을 줄 수는 없다. 만약 모든 법안의 위헌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근거하여 입법하게 된다면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법안심사과정에 있는 모든 법에 대해 개정여부를 간섭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심의과정에 있는 법안에 대한 위헌 여부에 대한 입법권자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고, 개정되거나 제정된 법률을 적용하여 기본권 침해의 사건이 발생하면, 이 경우에만 입법권 견제의 수단으로 헌법재판소가 개입하여 위헌여부를 관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헌법에 규정된 3권 분립의 원칙인 것이다. 따라서 국회 스스로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에 물어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세무사법 개정과 관련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살펴보면“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세무사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는데 있고, 세무사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 대리권한을 부여하기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은 세무대리에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 세무대리에 필요한 전문가의 규모, 세무사 자격제도의 전반적인 내용,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 직역 간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 따르면, 양경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세무사법개정안은 세무사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해 기장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제외하고 모든 세무대리업무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하는 전면적·일률적 금지가 아니므로 위헌성은 이미 제거된 것이고,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는 국회의 입법 재량권에 속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국회가 입법재량으로 변호사에게 기장업무를 허용하지 않더라도 합헌인 것은 이미 명명백백한 사항이다.

그런데도 3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헌법재판소에 세무사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해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를 국회가 재량으로 결정해도 합헌인가”라면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질의의 내용은 결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심의 중인 세무사법개정안에 대해 위헌 여부를 심판해달라는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하는 것과 다름이 없고 이것은 헌법과 법률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사전적 위헌심사를 요청한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는 답변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헌법재판소가 답변을 한다고 하더라 이는 법이 허용하고 있는 범위를 벗어난 월권이 되고 그 질의와 답변 자체가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이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은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에 의해 공포된 후에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 사후적 위헌심사제도만을 채택하고 있고, 구체적 소송사건과 무관하게 법률이 공포되기 전에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 사전적 위헌 심사제도는 없다.

4. 세무사법개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에 대한 답변은 단순한 질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법률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한 질의는 법률해석에 대해 소관 정부부처에 대해 행정해석을 요청하는 수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9인 중 6인 이상의 위헌의견이 모아져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은 대부분 당시의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치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영장없이 사람을 체포·구금하거나 고문하는 행위”가 아니고는 명확하게 합헌인지 위헌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세무사법 개정안의 원인이 된 세무사법 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 또한 6인 합헌 의견이 모아진 결과이지 합헌의견도 3인이나 되었다. 위헌의견인 헌법재판관 중 1인만 합헌의견을 제시하였다면 헌법불합치결정 또한 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상 법률을 만드는 입법 자체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새롭게 부여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률이 적용되어 위헌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사건이 발생된 경우에만 헌법재판관은 독립적으로 각자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고, 9명 중 6명이 위헌이라고 하는 경우에만 위헌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사건이 발생되어 판단하는 경우에도 위헌이 될지 아니면 합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이러한 위헌 여부 판단의 결정을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질의한다고 한들 헌법재판관 혼자서 답변할 수 있을리 만무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전원합의체 회의를 열어 이를 판단해 주지도 못할 것이다. 설사 이를 판단한다고 해도 이는 법적 근거도 없는 법률에 대한 사전적 위헌심사이며 추상적 규범통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벗어난 것이 될 것이다.

5.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질의에 대한 답변을 바라지 말고 원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을 통해 이미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해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를 국회의 입법 재량권에 맡긴 것이며, 국회가 입법재량으로 변호사에게 기장업무를 허용하지 않더라도 합헌임이 명백하다.
변호사에게 기장업무를 허용하지 않는 세무사법개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추경호 의원실에서 질의한 헌법재판소 심판제도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국회 전문위원은‘입법자가 결정하면 위헌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정부 역시“일정 부분 제약하고 나머지 부분은 허용하는 안은 입법 결정자의 허용 범위에 들어간다고 보고 저희는 위헌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이 없다”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회 회의 당시 밝혔다. 또한 변호사 출신 박형수 의원(국민의 힘)을 제외한 나머지 다른 소위원들은 이에 공감해 20대 국회 개정안의 내용을 존중해 통과시키도록 하자고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이다.

다만 변호사 출신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만이 특정 자격사 단체의 이익을 위해 유일하게 반대를 계속하며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이다.

현재 15개월 이상의 입법공백으로 인해 국가행정의 질서는 점차 혼란스러워지고 국민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지내고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시급히 입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에서 통과되어 공포된 법률은 바로 당연히 그 법적 효력이 발생되도록 하고 있다. 이를 국회 입법권을 통해 만들어진 법률에 대한 합헌성 추정의 원칙이라고 한다. 즉 국회는 입법과정에서 사법부의 간섭 없이 위헌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만장일치 의결이라는 관행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라는 국회법 원칙으로 해결하는 결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불필요한 관행에만 얽매여 법적 근거도 없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위헌 여부 질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 말고 국회법에 정해진 원칙으로 돌아가 이에 따라 의결하고 입법부로서의 독립된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세무사회 감사 남 창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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