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무등록 중개업' 판결 따라 중개·법무 분리운영키로
중개수수료 최대 99만원 정액제는 그대로 유지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로 공인중개사들과 갈등을 빚어온 트러스트 부동산이 부동산중개와 법률 서비스를 별도로 분리·운영하기로 했다.

이로써 변호사의 부동산중개를 놓고 벌여온 법적 논쟁도 결국 공인중개사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변호사 부동산 서비스를 운영 중인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일명 트러스트 부동산)은 중개법인 '트러스트부동산중개㈜'를 공식 출범하고 앞으로 이 법인이 부동산 중개업무를 전담하게 된다고 21일 밝혔다.

기존에는 하나의 법인에서 중개업무와 법률 자문을 동시에 했다면, 앞으로 중개업무는 트러스트 부동산 중개법인이, 법률자문은 트러스트 법률사무소가 맡는 것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트러스트 법률사무소가 트러스트부동산중개의 법률 자문을 지원하는 형태가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트러스트 부동산은 공승배 대표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와 법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201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중개수수료를 집값과 관계없이 '최대 99만원'으로 낮추는 등의 차별화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변호사의 업역 침해로 본 공인중개사들은 협회 명의로 공 변호사를 경찰에 고발했고, 지난 13일 열린 2심 재판에서 공 변호사는 무등록 중개업무를 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는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이다.

트러스트 부동산 측은 결국 법적 분쟁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는 판단에 따라 중개와 법무 법인을 분리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심 패소에 따른 대법원 상고도 취하할 계획이다.

트러스트부동산중개 법인은 지난해 1월 개설 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공인중개사 1명, 중개보조원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수경 대표 공인중개사는 로펌 부동산팀에서 10년간 근무하며 다수의 부동산 소송 경험을 쌓았고 제24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 공인중개사는 앞으로 더 확충할 계획이다.

중개수수료는 '최대 99만원'만 받겠다는 건당 정액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회사 측은 "99만원의 보수에는 중개수수료와 변호사의 법률자문비가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전자계약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공승배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대표는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안심하고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 설립의 목표"라며 "법적 논란을 마무리하고, 소비자에게 누가 더 이익이 되는지를 놓고 기존 공인중개사들과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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