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무술년(戊戌年)으로 무(武)는 누런색, 황금색을 나타내고 술(戌)은 십이지 중 ‘개’를 의미해 올해를 ‘황금 개’의 해라고 한다. 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며 활발한 성격과 함께 충성심을 상징한다. 그래서 인간은 개를 배신해도 개는 인간을 배신하는 않는다는 등 개의 우직함과 충성심을 빗댄 말도 여러 가지다. 이번호에서는 2018년 황금 개의 해를 맞아 우리 국민에게 개가 지닌 의미와 역사적으로 개의 해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올해의 이슈는 무엇일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 친근, 용맹, 충직…그리고 공존의 의미

≪ 우리나라 특산의 개 품종인 ‘진돗개’는 감각이 예민하고 용맹스러우며 충성스럽기로 유명하다.
≪ 우리나라 특산의 개 품종인 ‘진돗개’는 감각이 예민하고 용맹스러우며 충성스럽기로 유명하다.

십이지신 가운데 열한 번째 신장(神將)인 개는 전통적으로 악귀를 쫓고 거주 공간을 지키는 존재였다. 새해를 맞아 임금이 신하들에게 주던 그림인 세화(歲畵)와 부적에 개가 자주 등장했던 이유다.

개는 과거부터 충직하고 용맹하며 인간과 친숙한 동물로 인식됐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며 개와 인간의 관계는 한층 더 가까워졌다. 마당에 묶여있던 개들이 점차 집안으로 들어와 사람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가축을 넘어서 ‘애완동물’로 사람들의 귀여움과 사랑을 받았다. 요즘에 들어서는 ‘사람의 귀여움을 받는 동물’을 넘어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뜻의 ‘반려견’이라고 칭해진다. 인간이 일방적으로 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개도 인간의 삶을 보듬으며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펫사료협회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현황’에 따르면 총 444만 가구에서 666만 마리의 반려견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길거리나 공원을 가면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이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밤새 마당에 묶여 주인을 지키던 개는 이제 사람의 곁에서 따뜻하게 보살핌을 받고 한편으로는 인간을 보살피며 살아간다.

2018년에는 보다 친근한 맘으로 주위 사람을 살피고 우직하고 충직한 자세로 올바른 길을 걸으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기원한다.


■ 온 국민 염원담은 보신각 타종 처음 시작

매년 12월 31일에서 다음해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 서울 종로 보신각 인근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인다. 보신각종을 울려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이 보신각 타종행사가 처음 시작된 해가 1946년 8월 15일 광복절이다.

해방 이후 맞이한 첫 해를 기념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받쳐 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온 국민이 함께 나누자는 의미로 시작됐다. 이후 새해맞이, 광복절, 3·1절 그리고 대통령 취임식 등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기념할 날이면 어김없이 보신각종이 울려 퍼진다. 지난해 초 서울시는 보신각 타종행사를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 개띠하면 ‘58년 개띠’지!

≪ 58년생 개띠인 1958년생들은 올해 만 60세가 된다. 역사의 산 증인들의 은퇴가 다가온 것이다.
≪ 58년생 개띠인 1958년생들은 올해 만 60세가 된다. 역사의 산 증인들의 은퇴가 다가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58년 개띠’는 관용어처럼 사용된다. 개의 해에 태어난 여러 세대 중 ‘58년 개띠’가 유독 그만의 상징성을 지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급격하게 변화한 우리 현대사의 중심에 그들이 서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주자다.

초·중학교시절 콩나물시루와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고교 평준화 제도 도입 첫 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독재권력, 긴급조치, 군부 쿠데타, 서울의 봄, 광주민주화운동 등 정치사의 대변혁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

세계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겪기도 했지만 중년이 될 무렵 IMF 외환위기가 찾아와  경제추락을 맛보기도 했다.

이 때 58년 개띠들은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들은 ‘사오정’, ‘삼팔선’과 같은 시대의 유행어에 주인공이 됐다. 급박한 시대적 상황에 정확히 맞물려 있던 ‘58년 개띠’는 어느 세대보다 치열한 경쟁과 혼란한 시대상황을 견뎌냈고 그 모습이 마치 개의 성격과 같은 근성, 우직함, 책임감으로 비춰지며 ‘개띠’하면 ‘58년 개띠’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했다.


■ 성수대교 붕괴부터 제천 화재사건까지
 

≪ 성수대교 붕괴사건은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부정부패를 전 세계에 알린 불명예의 사건이다.
≪ 성수대교 붕괴사건은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부정부패를 전 세계에 알린 불명예의 사건이다.

1994년에는 역사에 기록될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10월 21일 오전 7시 성동구 성수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출근길 혹은 등교길 등에 나선 시민 49명이 한강으로 추락했고 그 가운데 32명이 사망했다. 건설사의 부실공사와 감리담당 공무원의 부실감사 등 정부의 안전검사 미흡이 붕괴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서 부실공사, 부정부패, 등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안타깝게도 다음해에 삼풍백화점이 붕괴됐고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14년 세월호 침몰사건 등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최근에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역시 건축법, 소방법에 위반한 건물이 화재 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국 교수들은 2017년 한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국민의 안전과 정의로운 사회가 지켜지는 나라를 위해서는 옳지 못한 것을 깨고 올바른 것을 드러내야 한다는 의미다. 최재목 영남대학교 동양철학과 교수는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많은 국민들도 무술년 새해에도 파사현정의 정신이 이어져 이 같은 참사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기를 기원하고 있다.


■ 평창 동계올림픽, 지방선거 실시
 

≪ 성수대교 붕괴사건은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부정부패를 전 세계에 알린 불명예의 사건이다.
≪ 성수대교 붕괴사건은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부정부패를 전 세계에 알린 불명예의 사건이다.

올해 국가적으로 가장 큰 행사는 다음달 9일부터 시작될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은 최초이며, 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기도 하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인천광역시를 시작으로 올림픽 성화가 봉송 주자들에 의해 전국 각지를 누비고 있다. 현재 평창 올림픽 입장권은 목표치의 약 60% 정도가 판매된 상태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정부와 강원도는 입장권 구매를 독려하고 있다.

6월 4일(수)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시도지사 17명과 구시군의장 226명 등 총 3천952명이 선출되는 대규모 선거다.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로 진행하고자 했던 개헌에 관한 일정은 여전히 확정 짓지 못한 채 남아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개헌 이슈를 꺼내들며 시급히 처리해야할 과제로 여겼지만 현재까지도 여야가 개헌 처리 일정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어 무술년에도 뜨거운 감자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세무사신문 제715호(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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