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달성할 수 없는 세무사회의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 100회를 맞이하여 회원들과 함께 자격시험의 운영현황과 역할 및 미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 글을 준비했습니다.<필자주>

■ 100회를 이어온 자격시험의 버팀목은 '공정성'과 '신뢰' 입니다
한국세무사회가 주관하는 국가공인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이 지난 2월 13일 100회를 맞아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

100(百, 백)이라는 숫자는 `완전함', `모든'을 의미하기도 하듯 결코 가볍게 이뤄낸 역사가 아닙니다. 1999년 11월 전산을 이용한 세무회계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전무한 시절, 상업계 교육 현장에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 세무회계 업계에서 필요한 실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시대적 요구에 부합한 어쩌면 무모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하여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악재 속에서도 굳건히 연 30만명이 응시하는 자격시험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버팀목은 `공정성과 신뢰'였습니다.

한국세무사회가 20년이 넘도록 큰 잡음없이 교육계와 실무현장에서 최고의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잘 만들어진 규정과 갖춰진 시스템을 꾀 부리지 않고 정확하게 지켜온 우직함에 있습니다.

■ 시험문제 출제, 선정 및 채점까지 위원회 중심로 공정하게 운영합니다
한국세무사회는 2002년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이 첫 국가공인을 취득한 이후 규정과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 정비하여 현재는 시험 출제, 선정, 채점을 별도의 소위원회를 설치해 철저하게 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험문제 출제와 선정은 연 2회 각 3회분을 제작하며, 기밀유지를 위해 합숙으로 진행됩니다.

문제출제에는 급수별 4명 이상의 위원이 참여하고, 시험 난이도와 평가범위를 파악하여 실제 문제의 1.5배수 이상을 개발하기 때문에 출제위원은 문제의 채택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문제개발소위원회에서 출제가 끝나면 문제선정소위원회에서 출제된 문제에 대해 난이도, 평가범위, 배점을 고려하여 전체문제를 조합해 2배수인 6회차분의 시험문제를 선정, 보완하여 편집하고 각 과목 출제위원장과 간사가 다시 검수합니다.

문제선정소위원회에서 제작된 문제와 정답은 별도로 봉인하고 지정된 보관함에 한 번 더 봉인하여 보안금고에 문제은행식으로 보관하며, 문제선정위원은 동일 등급의 문제개발위원이 될 수 없도록 철저히 제한하고 있어 문제유출의 빈틈이 생길 수 없습니다.

채점과정 또한 여러 단계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산세무1·2급, 전산회계1·2급, 세무회계2·3급, 기업회계2·3급 모두 자동채점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채점을 진행합니다.

주관식 필기시험인 세무회계 1급은 채점위원들이 모든 수험생의 개인 정보가 삭제된 답안을 제공받아 채점합니다. 각 채점위원이 채점한 점수를 합산하여 평균점수를 산출하며, 문항별 큰 점수편차가 생길 경우 채점소위원회에서 재 채점 하는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시험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보면 여간 까다롭고 번거로운 절차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격시험이 이러한 까다로운 절차를 외면하는 순간 공정성이 무너지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최선의 노력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던 수험생들의 수고도 함께 폄하되기 때문에 어떠한 과정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 일반인들도 꼭 필요한 자격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령별 시험 접수인원을 분석해 보면 상업계 고등학교 충원률 하락 현상과 함께 변화하는 세무회계 환경을 조금은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1회부터 69회 자격시험에서는 전체 접수인원 중 10대 수험생은 23.28%(약 63만명)이였으나, 70회부터 99회까지 최근 5년 실적을 살펴보면 10대 수험생은 16.38%(약 23만명)로 7%p가까이 줄어든 것(약 40만명 감소)으로 집계됐습니다. 10대 수험생 비율이 점차적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10대 수험생이 줄어든 자리는 3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골고루 수험생이 증가하여 모자란 자리를 메꾸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각종시험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학점으로 인정받는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은 대학생들에게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학점취득과 기업체 가산점 획득을 위하여, 주부와 직장인들은 사회변화를 읽고 대처하기 위한 자기계발 목적이나 이직을 위해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으로 점차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앞으로의 자격시험 시장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 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에도 시험인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자격시험 접수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2020년과 2021년 총 11회(2020년 코로나로 1회차 미실시) 시험을 치르는 동안 고사실마다 거리두기로 인해 수험생을 100%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예년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경희 회장은 정부의 코로나19 시험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자격시험에 맞도록 방역수칙을 세워 실천함으로써 수험생들이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감염병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 자격시험은 세무사회를 크게 홍보하였습니다
한국세무사회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은 세무사 홍보에 있어서 최고의 효자입니다. 원서접수 기간이나 합격자 발표일에는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매 시험 5만명의 수험생들이 한국세무사회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세무회계 분야 전공자는 물론 취업 준비생들에게 필수 자격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전산세무회계 검정용 프로그램인 케이렙(KcLep)을 자체 개발해 2013년 4월 6일 처음 자격시험을 시행하여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며, 이후 케이렙(KcLep)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보급함으로써 우리회 소유인 세무사랑pro의 저변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세무회계 교육현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필자는 자격시험 업무를 맡고 있는 부회장으로서 전산세무회계 자격시험 100회를 맞아 어깨가 무겁고, 100회라는 달콤한 기쁨과 함께 앞으로의 200회, 1000회 시험을 예측하고 준비해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자격시험으로 코로나19 전까지는 매년 수익을 냈고, 이에 세무회계 최고의 전문가단체로서 세무회계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전국 85개 대학 및 83개 상업계고등학교와 산학협력협정을 맺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학생들이 전산세무회계 교육과정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교사 직무연수 및 NCS기반 교육교재를 제공하고 있으며, 세무실무와 관련된 전국경진대회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이 방학기간 중 세무회계 실무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현장실습을 실시하고 있고, 자격취득자 중 성적우수 졸업생들에게 한국세무사회장 표창과 상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 수험생의 응시료를 감면해 주며, 자격취득자를 대상으로 취업을 연계해주는 인력뱅크도 운영 중 입니다.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은 단순히 실력을 평가하는 역할에서 한 단계 나아가 어려운 상업계 교육현장을 응원하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미래의 전문세무회계인력을 발굴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 입니다.

■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미래 준비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전분야로 확산되면서 자격시험 분야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최근 타 자격시험은 비대면 시험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에 비하면 규모나 영향력이 비할 바 아니지만, 국가공인 자격시험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격시험은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나 이전에 치른 합격생들에게나 공평해야 합니다. 똑같은 무게의 자격증이어야 뒤탈이 없습니다.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도 내가 공부하고 있는 시험이 예측 가능하고 내 땀이 헛되지 않음을 보장받아야 신나게 공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비대면 자격시험에 대한 공정성, 관리운영의 효율성, 시스템의 안정성, 수험자의 편리성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되 채택할 것인지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분명한 우리 자격시험의 목표는 세무실무 현장에서 바로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쉽게 자격증을 주려는 자격증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격시험에서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붙는 순간 자격증의 가치는 걷잡을 수 없게 떨어지게 됩니다. 

한국세무사회 자격시험은 200회, 300회에도 건재할 것이며, 여전히 수험생들이 취득하고 싶은 1순위 자격증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세무사신문 제816호(202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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