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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근로시간 단축시 생산성↑…법정 근로시간 명확히 해야"주 40시간제 도입 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1.5% 높아져
"연장근로 임금 낮추되 정규근로 임금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 필요"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1.5% 증가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근로시간 단축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근로시간 및 임금 할증에 대한 법적 불명확성을 정비하고, 정규근로 임금은 높이되 연장근로 임금은 낮추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윤수·박우람 연구위원은 1일 KDI 정책포럼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근로시간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우선 1990∼2016년 35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근로시간과 근로 시간당 부가가치 산출(GDP)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했다.

근로시간이 짧은 국가일수록 노동생산성(시간당 부가가치 산출)이 높은 경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제1차 세계대전의 실험적 상황을 이용해 동일한 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노동을 수행한 경우에도 장시간 근로는 노동생산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생산량의 절대 수준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선행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04∼2011년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 40시간 근무제는 10인 이상 제조업 사업체(1만1천692곳)의 노동생산성(1인당 실질 부가가치 산출)을 1.5%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이전에 이미 평균 정규 근로시간이 40시간 미만인 곳에서는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40시간 이상인 곳에서는 생산성 증대 효과가 2.1%로 확대됐다.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은 또 총요소생산성을 1.8% 높여 노동생산성 향상이 생산활동 전반의 효율성 향상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분석 결과는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비효율적인 수준으로 과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근로시간 단축 정책은 비효율적 연장근로를 유도하는 제도 및 경제적 유인체계를 식별하고 바로잡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 임금 할증에 대한 법적 불명확성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최대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이다.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씩 40시간으로 정하되, 연장근로를 한 주에 12시간씩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주 52시간 근무'를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휴일을 '근로일'에서 제외, 토·일요일 각각 8시간씩 총 16시간의 초과근무를 허용, 사실상 최장 68시간 근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장시간 근로 개선 차원에서 최장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면서 "(만약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연장근로 임금 할증률도 시간 및 요일에 따라 50%에서 최대 150%까지 상이하게 적용되고 있다"면서 "법 해석에 대한 논란이 노동시장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경제주체의 효율적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적으로는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 임금 할증에 대한 법적 불명확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어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으로 오래 일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으로 짧게 일하는 것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연장근로 임금은 낮추고 정규근로 임금은 높이는 방향으로 노사합의가 실현되도록 지원하고, 투입(근로시간)이 아닌 산출(생산량)에 따른 보상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윤수·박우람 연구위원은 브리핑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가면 무조건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어떻게 단축하느냐가 중요하다.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면 현장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노사 양측이 그동안 불필요한 노동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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