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방식, 바이러스 확산시킬 우려…질본 “바닥·표면 소독에 적용 말아야”
질본 지침 “소독제 묻힌 걸레나 천으로 직접 닦은 뒤 물로 씻어내야”

현재 일부 지자체들은 군부대 제독차까지 동원해 소독제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방역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들어 수도방위사령부와 공동으로 제독차를 이용해 역사와 공원같이 다중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K-10 제독차 12대와 411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부산시도 최근 육군 53사단과 공동으로 제독차 2대를 동원해 유동인구가 많은 동부산관광단지 등 주요 도로에서 하루 두 차례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제독차가 거리를 지나다니며 소독제를 살포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지자체가 실시하는 소독제 분사 방식의 방역이 실제로 코로나19 방역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일단 분사방식 방역에 쓰이는 소독제 자체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

주로 5.25%의 치아염소산나트륨을 ‘1대49’ 비율로 물에 희석한 소독제가 분사방식 방역에 쓰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소독제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해해 감염력을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 바이러스가 길거리 곳곳에 묻어 있다면 소독제로 사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방역 방법이다. 제독차와 분무기 등을 통해 소독제를 무차별 살포하는 방식은 비말(침방울)과 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감안할 때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바닥에 쌓인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퍼뜨려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법은 살포 범위가 불확실해 소독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더 퍼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마련된 질병관리본부 방역지침은 제독차와 분무기 등으로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식에 대해 ‘적용 범위가 불확실하고 에어로졸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바닥 및 표면 소독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한다.

그렇다면 분사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역 방법은 무엇일까?

오염됐을 우려가 있는 곳을 소독제를 묻힌 걸레나 천으로 직접 닦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질병관리본부가 각 지자체에 전달한 방역지침은 ‘바닥이나 표면은 분사가 아닌 소독제가 묻은 걸레나 천으로 반복적으로 닦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어 ‘소독제로 닦아내고 15∼30분 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물로 닦아 내야 하고, 혈액 및 체액으로 눈에 띄게 오염된 표면은 ‘1:4’ 비율로 물에 희석한 소독제로 닦아내고 10분간 방치한 후 물로 닦아 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방역작업 중에는 바닥이나 표면에 쌓인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퍼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768호(20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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