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이달부터 전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기술을 스마트폰을 통해 상용화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2020년을 바라보고 개점을 준비한 5G 시장의 문을 우리가 1년여 앞서 연 것이다. 정부의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 아래 국내 주요 통신 및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이 합심해 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5G는 단순한 통신기술을 넘어 사회 전반의 영역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과연 5G는 무엇일까? 이번호에서는 5G는 향후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5G 시장의 선두에 선 대한민국
지난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2019 MWC(Mobile World Congress)가 개막했다. MWC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산업 전시회로 유수의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업체들이 참가해 새로운 기술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다.
2019 MWC의 주인공은 우리 기업들이었다. 이날 KT 황창규 회장은 ‘마침내 5G와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을 실현하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황 회장은 “‘놀라운 미래’가 다음달로 다가왔다”며 대한민국에서 3월부터 5G 네트워크가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될 것을 발표했다. 이어 “몇 년 안에 5G 기반의 서비스·솔루션·콘텐츠가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세계 여러 기업들이 한국의 5G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는 KT를 비롯해 SKT, LGU+ 등 통신업체와 삼성, LG 등 제조업체들이 모두 참여해 자신들의 5G 기반 기술들을 시연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의 역사
5G의 G는 세대(Generation)를 뜻한다. 다시 말해 5G는 이동통신 기술의 다섯 번째 진화단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국내 이동통신 기술은 세대별 어떤 진화단계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을까? 국내 이동통신 기술의 1세대(1G)는 1984년 차량용 전화서비스부터 시작됐다. 단순 음성통화만 가능했던 이동통신 기술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휴대전화가 보급되며 1996년 휴대전화를 통한 음성통화와 함께 문자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2세대(2G)로 옮겨 갔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주고받는 3세대(3G)가 2002년 상용화됐고 2011년에 들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4세대(4G) 방식이 도입됐다. 4G는 기존 3G 기술에 비해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고화질, 대용량 멀티미디어 전송이 가능해지고 영상통화까지 자유로워졌다.

5G,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
5세대 5G는 기존 4G 방식보다 ‘초고속’을 자랑한다. 4G 대비 최대 20배, 체감 속도로는 최소 10배 이상이 빨라진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으로 4G에서 영화 한편(2GB)을 받는데 약 16초가 걸렸다면 5G를 통해서는 0.8초가 소요된다. 하지만 단순히 고속성만으로 세대 변화의 특이점을 찾기는 어렵다. 이보다 5G 기술의 핵심은 ‘초저지연’, ‘초연결’에 있다. 초저지연은 끊김 없이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송속도의 빠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끊기지 않고 데이터를 받고 처리하는 능력이다. 이른바 ‘버퍼링’ 없는 데이터 처리가 5G의 핵심이다. 이는 멀티미디어의 완전한 실시간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초연결’이다. 이는 수많은 기기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제 이동통신은 사람과 기기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의 개입이 없이도 수많은 전자기기가 서로 연결돼 자동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처리한다. 이를 ‘사물인터넷’이라고 한다. 5G는 얼마나 많은 기계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를 확장시키며 사물인터넷의 비약적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시작 될 ‘놀라운 미래’
KT 황창규 회장은 5G가 도래한 세상을 ‘놀라운 미래’라고 표현했다. 놀라운 미래는 무엇을 의미할까? 기존 4G까지의 기술이 단순히 이동통신의 발전이었다면 5G는 산업 전반에 두루 영향을 끼칠 만큼 확장성이 크다.
자동차는 스스로 자율주행을 하고 운전 중 운전자에게 위험한 상황이 오면 스스로 안전한 곳을 찾아 대피하고 구급차를 호출해 운전자의 목숨을 지킨다.
5G의 빅데이터 관리 기술을 도입한 미세먼지 센터는 전국 2000곳의 측정소에서 받은 미세먼지 데이터를 분석해 공기 질이 나쁜 곳에 살수차를 출동시킨다. 산불이 나면 즉각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드론이 투입된다.
만약 거리에서 범죄가 일어나면 지금 보다 고화질의 동영상을 저장 및 전송할 수 있는 CCTV가 위험을 감지하고 범죄자의 인상착의와 도주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경찰에 신고하고 가장 가까운 곳의 경찰차는 자율적으로 최단거리를 파악해 범인을 체포할 것이다.

회의실에 앉아있는 나의 아바타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기술은 5G와 함께 수직 성장할 전망이다. VR은 완전히 만들어진 가상세계를 보여주는 기술이며 AR은 현실세계의 모습에 홀로그램 등 일부 가상의 이미지를 덮입히는 보다 발전된 기술이다. 
VR과 AR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영상이 빠르고 끊김없이 실시간으로 전송될 수 있어야만 하는데 5G가 이를 가능케 한다.
AR과 VR 기술이 정착되면 우린 내 방 침대에서도 우주를 체험할 수 있고, 영화에서처럼 내 아바타를 대신 회의에 참석시키는 일도 경험할 수 있다.
최근 한 통신사 광고에서 축구선수 손흥민을 좋아하는 축구 유망주 앞에 손흥민의 홀로그램이 나타나 마치 한곳에 같이 있듯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축구를 가르쳐주는 기술도 마찬가지다. 초고속으로 끊김없이 고화질의 대용량 영상을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일정한 형태의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세무사도 앞으로는 수많은 거래처를 직접 돌아다니지 않고 사무실에서 AR을 통해 가상의 나를 거래처에 보내 의견을 전달하고 계약을 맺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 가진 5G, 4차산업의 핵심
정부, 시행령에 투자세액공제 신설하고 3조원 투자 예고

5G, 4차 산업의 핵심 인프라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미래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은 아마도 5G 기술의 상용화와 함께 본격화 될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다음달 최초로 5G 상용화가 이뤄지며 올해 안에 관련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며 “5G 상용화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정보통신기술 자체의 발전은 물론 제조, 운송, 보건, 의료, 재난, 안전 등 산업간 융합과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의 발판 마련하고자 5G 산업에 세제혜택
5G 제반시설 확충을 위한 세제혜택도 지원한다. 그동안 통신 및 제조업계에서는 5G 망과 사물인터넷 등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위해 세제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영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조세지원을 실시하고 있어 세계무대에서 5G 이동통신 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도 5G 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지난달 12일 공포된 2018년 세법 후속 시행령 중 조세특례제한법 제22조의7에 따라 5G 기지국 시설 설치 및 시설 운용에 필요한 부대시설 설치에 투자된 금액에 대한 투자세액공제가 신설됐다. 기업의 5G 투자 관련 세액을 2% 공제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고용 증가율이 5%를 넘길 경우 1%를 추가 공제해 최대 3%의 세제 감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결국 통신사들은 2021년까지 5G 통신설비 설치 및 운영 투자에 대해 최대 3%의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의료, 교통, 헬스케어 등에 5G가 적용되면 이 시장을 레퍼런스로 해외로 진출 할 수 있다”며 "통신 3사와 제조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고 중소기업에게도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5G 기술은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 전반에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기틀을 마련하는 초석으로서 산업 전반의 구조를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무사신문 제743호(20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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