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 무는 형평성 논란…정부 "개인 선별은 오히려 형평성 우려"

가구소득 하위 80%에 지급되는 국민지원금 대상 선별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외벌이 가구보다 소득이 많은 맞벌이 가구에 대해 선별 기준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에 예외를 적용할 경우 취직한 자식이 있는 가구 등 다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가구소득 기준으로 하위 80%를 선별해 1인당 25만원의 국민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가구를 분류할 때는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된 사람을 동일 가구로 보되, 주소지가 다르더라도 건강보험상 피부양자로 등록된 배우자와 자녀는 한 가구로 간주한다.

정확한 소득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략 올해 기준 중위소득의 18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금액별로 보면 ▲ 1인 가구 월 329만원 ▲ 2인 가구 556만원 ▲ 3인 가구 717만원 ▲ 4인 가구 878만원 ▲ 5인 가구 1천36만원 ▲ 6인 가구 1천193만원 등이다.

문제는 가구원 수가 같더라도 소득이 있는 사람이 몇 명이냐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부모와 미성년 자식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구의 경우 외벌이라면 월급 878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부모가 둘 다 소득이 있는 맞벌이라면 둘의 월급을 합쳐 계산하므로 지원 대상이 대폭 줄어든다.

성인이 된 자식이 부모님 집에 살면서 취직을 해 소득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일 어머니가 전업주부인 외벌이 가구더라도 자식 소득이 있다면 사실상 맞벌이나 다름없이 가구소득이 늘어나고, 그만큼 지원금을 받을 가능성은 줄어든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가구 구성 관련 사례별 지침을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 중이다.

특히 맞벌이 가구에 대해서는 외벌이 가구와의 형평성과 실제 소득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등 소득 기준을 일정 부분 상향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그러나 맞벌이 가구에 예외를 적용할 경우 취직 자녀가 있는 가구 등 다른 가구에 대해서도 편의를 봐 달라는 요구가 나타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외 미취업 청년이나 노인 비중이 높아 소득 하위 80% 기준선이 낮은 1인가구를 비롯, 소득은 높은 편이나 자산은 없는 청년층 직장인들의 불만 또한 만만치 않다.'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정부가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커트라인으로 중위소득 180%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BR>    4인 가구 기준으로 보면 부부 합산 월 소득 878만원 안팎을 의미한다.<BR>    kmtoil@yna.co.kr<B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그래픽]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예상 커트라인

 

다만 가구는 각자의 소득과 재산을 공유하는 최소한의 공동체라는 점에서 다소 논란이 있더라도 개인별보다는 가구별 선별이 합리적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가령 개인별 소득 선별 과정을 거쳐 초고소득자 1명을 제외하더라도 그와 생계를 함께하는 전업주부나 자녀 등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또 개인별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선별할 경우 가구 규모별 선정 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수 없어서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소득이 1억원인 경우와 한 사람의 소득으로 4명이 생계를 유지하는 4인 가구 소득이 1억원인 경우를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가구소득 기준으로 하위 80%를 가려내 지원하되,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이의 신청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구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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